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사료를 정말 잘 먹는 고양이가 있는 반면, 입맛이 까다롭고 잘 안 먹는 고양이도 있다. 특히 사료를 너무 잘 먹는 고양이를 보면 귀엽기도 하지만, 왜 이렇게 잘 먹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고양이의 입맛에 딱 맞는 사료를 찾았을 경우다. 고양이는 후각이 예민하고 새로운 음식을 경계하는 경향이 있어 쉽게 입맛에 맞는 사료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한 번 기호에 맞는 사료를 찾게 되면, 사람도 좋아하는 음식 앞에선 눈이 반짝이듯 고양이 역시 사료를 잘 먹게 된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고 향이 강한 닭고기나 생선 베이스의 사료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이유는 단순히 배가 고파서일 수 있다.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지 않거나 급여량이 부족할 경우, 고양이는 다음 식사를 간절히 기다리게 되고, 그만큼 사료를 더 잘 먹게 된다. 하루 급여량이 충분한지, 식사 시간이 일정한지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너무 급하게 먹는다면 위장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급식기나 슬로우 피더를 활용해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 번째로는 건강 상태가 양호할 때 고양이는 식욕이 왕성하다. 구내염, 신장 질환, 장염, 스트레스 등의 질환이 있을 경우 식욕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반대로 사료를 꾸준히 잘 먹는 고양이는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사료를 잘 먹는 건 단순한 식욕이 아닌 건강 신호일 수도 있는 것이다.
네 번째는 사료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이 형성된 경우다. 고양이도 기억력이 좋은 동물이라, 어릴 적 맛있게 먹은 사료나 사료를 먹은 후에 좋은 일이 있었던 경험이 반복되면, 해당 사료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 사료를 먹고 간식을 받거나, 놀이 시간이 이어졌던 경우가 많다면 사료 자체가 고양이에게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고양이의 성향이 단순히 식욕 대장일 수도 있다. 특히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의 경우 호르몬 변화로 인해 식욕이 더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양이는 사료를 지나치게 잘 먹을 수 있으므로 비만 방지를 위한 적절한 사료 양 조절과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고양이가 사료를 잘 먹는 이유는 단순히 맛있어서가 아니라, 건강 상태, 식사 습관, 긍정적 기억, 성향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반려인으로서 중요한 건 고양이가 잘 먹는 모습을 그저 기특하게만 볼 게 아니라, 그 이면의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보고, 더 건강하고 즐거운 식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료를 잘 먹는 고양이를 보면 흐뭇하지만, 급하게 먹지는 않는지, 과식하진 않는지, 그리고 잘 먹는 사료가 정말 영양적으로도 적절한 것인지 점검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오늘도 사료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고양이를 보며 뿌듯한 마음으로, 건강한 하루를 함께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