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부〉는 조훈현과 이창호, 두 천재 바둑기사의 숨 막히는 사제 대결을 다뤘지만, 진짜 궁금한 건 그 이후 아닐까? 영화 이후 조훈현과 이창호가 걸어온 길을 정리했다.
영화 〈승부〉를 보고 나면 많은 관객이 ‘진짜 이 둘은 그 후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을 품게 된다. 영화는 두 바둑 천재,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 간 치열한 경쟁과 감정선을 사실적으로 그렸지만, 정작 영화가 끝난 후의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다.
조훈현 – 전설은 계속된다
영화 속 조훈현은 자존심 강한 스승이자, 시대의 전설로 그려진다. 실제로 조훈현은 ‘한국 바둑의 황제’로 불리며 1980~90년대를 풍미했다. 하지만 스승의 자리를 물려받은 이창호에게 연패를 당하며 자연스럽게 1인자 자리를 내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바둑계를 떠나지 않았다.
2009년 은퇴를 선언한 뒤에도 바둑 보급에 힘썼으며, 2016년에는 정치에 입문해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그는 바둑계에서만이 아닌, 한국 사회 전체에서 ‘승부의 본질’을 고민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이창호 – 조용한 승부사, 기록의 사나이
이창호는 영화에서처럼 내성적이고 과묵한 이미지로 유명했다. 하지만 그 속엔 철저한 자기관리와 승부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18세에 세계대회를 석권하며 바둑계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고, 스승 조훈현마저 압도한 후 2000년대 초반까지 독보적인 1인자로 군림했다.
그 후 이세돌, 커제 등 신세대 기사들이 등장하면서 점차 1인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는 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2019년 공식 은퇴를 발표하며, “긴 시간 동안 바둑을 둘 수 있어 행복했다”는 말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사제는 경쟁자를 넘어 전설이 되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관계는 단순한 스승과 제자가 아니다. 그들은 서로의 시대를 만들어준 존재였다. 조훈현이 없었다면 이창호는 태어나지 않았고, 이창호가 없었다면 조훈현의 전설은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이 두 사람은 한국 바둑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단순히 바둑 기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 한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들. 영화 〈승부〉는 그들의 ‘한 순간’을 담았지만, 현실은 그 이후까지도 계속되는 ‘진짜 승부’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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